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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작N] 우리 동네 미술 여행, ‘문화살롱 익스큐즈미’
등록자
문화정책팀
등록일
2022-09-08
조회수
1,798

동작문화재단 3기 시민기자단 동작N|동작N 재밌는 문화예술 소식이 가득|우리 동네 미술 여행 /‘문화살롱 익스큐즈미’| 문화와 예술적 공감이 함께하는 ‘특별한 일상’| 창문을 여니 제법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 한 줄기 바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렇다. 산책이다. 집을 나서 곧게 뻗은 직선의 거리를 30분쯤 걸었을까. 길모퉁이가 보이는 끝 지점쯤에 다가서자 깔끔하고 아담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Cafe 익스큐즈미. 카페 1층과 지하의 문화살롱에 미술 전시회 <청년작가展-두 개의 시선>이 열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현수막이 크게 드리워져 있어 발걸음이 사로잡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카페 분위기가 나를 반긴다. 벽면에 설치된 작품들이 카페와 너무 잘 어울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참을 들여다봤다. 카페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그림들의 배치와 연출이 한 편의 설치 미술 작품을 본 듯하다. 김병재·박재훈 작가의 공동전 <흑백, 점과 선으로 표현하는 내면세계>로 소개된 1층의 전시는 음악가이기도 한 김병재 작가의 인간의 존재, 세상과의 관계, 창작자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유 등에 대한 생각을 흑백의 점과 선으로 그려낸 작품들과 얼굴 없는 캐릭터로 억압 속에서 자유를 꿈꾸는 인간을 표현한 박재훈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단순하고 명료한 색깔에 다양한 선과 도형들, 만화에서 튀어나올 법한 캐릭터들을 보고 있자니 친근한 길을 따라 작가의 진지한 내면과 고찰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본격적인 지하 문화살롱 탐험에 앞서 통로에 단정히 놓인 전시회 관련 굿즈가 눈에 띈다. 청년작가들의 작품이 담겨있는 엽서, 스티커들과 승화전사 머그컵 등의 돋보이는 디자인이 나의 손길을 끌어당겼다. 은은한 재즈 선율을 쫓아 아래로 내려가자 시야가 탁 트이는 제법 넓은 전시 공간이 펼쳐졌다. 상훈 작가의 개인전 <옛날 옛적에, 첫 번째 모험>이다. 입구에서 반기는 전시 포스터가 미지 세계로의 초대장 같다. 작품마다 나와 시선을 맞추는 소년과 소녀는 따뜻하고 다정한 색감을 통해 순수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일상을 주제로 한 전시라는데 작가의 일상은 상상과 도전, 모험으로 가득한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은 작품마다 상세히 곁들여진 작품 설명으로 해결된다. 작가는 평소에 사색하며 글을 쓰고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마치 송라이터가 가사를 적고 선율을 가사에 붙이는 것처럼. 그러고 보니 1층에 전시된 김병재·박재훈 작가의 작품들과 어딘지 모르게 다른 듯 닮았다. 전시 개요에 소개된 것처럼 이번 전시는 인연이 만든 결과물이다. 상훈 작가에게 김병재·박재훈 작가가 군대에서 그림을 배웠고, 복무 기간 중 완성한 작품들을 상훈 작가의 디렉으로 이곳에 전시하게 됐다. 문화살롱 익스큐즈미와 상훈 작가의 협업도 운영주체인 나무별작은도서관에 상훈 작가가 기부활동을 하면서 생긴 인연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전시 공간과 작품들의 결이 철학적이면서도 따뜻하고 다정한 이유를 알겠다. 사색과 공감의 관람 여행에서 빠져나올 때쯤 전시 공간 벽면을 가득 채운 서적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 전시를 함께 기획한 나무별작은도서관의 도서들이다. 나무별작은도서관은 미술/여행 특화로 운영되고 있어 미술사와 이론, 예술·인문부터 시작해 각종 여행 안내서, 에세이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산책 중간에 차 한 잔의 여유와 그림 감상을 즐겨볼까 해서 시작했던 작은 선택이 넘치는 문화적 호사와 풍요로움이 된 것이다. 문화살롱 익스큐즈미에서는 9월 5일까지 펼친 두 개의 시선- 상훈 작가의 개인전 <옛날 옛적에, 첫 번째 모험>, 김병재·박재훈 작가의 공동전 <흑백, 점과 선으로 표현하는 내면세계>에 이어 10월부터 격월로 <당신의 일상을 전시하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신의 일상을 전시하다>는 새로운 일상을 만든다는 의미인데, 이는 지난해 7월 주윤희 그림책 작가의 원화 전시회 <어떤 날>, 참여 작가 8명으로 구성된 <드림인공중전>에 이어 진행되는 3번째 전시 프로젝트로 나름의 스토리를 가지고 처음 전시에 도전하고자 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환영이라고 한다. 또한 전시회를 목표로 그림을 배우는 클래스도 준비되고 있는데 평소 관심이 있었으나 계기가 없어 미루고 있었던 사람, 그림을 배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전시회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볼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라니 기대해 봐도 좋겠다. 10월에는 어떤 작가의 특별한 일상이 색과 선으로 전해질까? 앞으로 꽤 오랫동안 내 산책의 중심에는 문화살롱 익스큐즈미가 놓여 있을 듯하다.|장윤영 기자|동작문화재단 시민기자단 동작N|함께 피우는 이야기 꽃을 찾아~|재단법인 동작문화재단|동작문화재단